"무늬만 전북업체, 따고도 못 쓰는 국가예산으로 새는 전북 지방재정"
김윤정 입력 2022-02-20 18:35 수정 2022-02-20 18:35
전북대 지방자치연구소·(사)재정성과연구원 주최
'민선 8기 지방자치단체 재정 운영 어떻게 할 것인가”주제 기획세미나
신기현 전북대 교수 주재로 학계, 언론계 등 참여
지방재정운용 현실과 정치문제 등 진단 대안 모색
‘민선 8기 지방자치단체 재정 운영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한 세미나가
전북대학교 사회과학대학 강의실서 이뤄지고 있다. 사진-전북대 지방자치연구소
전북도민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활용되어야 할 지방재정이 무늬만 지역 업체에게 돌아가거나 국가예산을 따고도 못 쓰는 사례가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다음 정부와 민선 8기에는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에 대한 요구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효율적인 지방재정운용 문제가 시대적 화두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북대학교 지방자치연구소·(사)재정성과연구원은 이러한 문제를 선제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지난 18일 ‘민선 8기 지방자치단체 재정 운영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한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회의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현장 회의를 최소화 시켰고, 타 지역의 전문가들은 온라인 화상을 통해 회의에 참가했다.
이번 회의는 신기현 전북대 교수 주재로 학계와 언론계, 지방의회 관계자가 두루 참석했다.
주제발표는 두 차례 이뤄졌는데 첫 발제를 맡은 강인재 재정성과연구원장은 그간 다수의 지방재정컨설팅을 통해 경험하고 느낀 점에 토대를 두고 향후 과제를 제시했다.
강 원장은 “그동안 지역 내에서 관념적으로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사업이나 제도에 대한 냉철한 평가가 필요한 시점”이라면서“대표적으로 대형 사업 추진 시 지역 업체 우대제도가 있는데 이 과정에서 지역예산을 노리는 많은 타 지역 업체들이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 원장은 이어 “지역 업체가 공공사업의 수주를 받는다면 그 만큼 지역민에게 혜택이 돌아가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한 측면이 적지 않다”면서“지방소멸위기에서 지방재정 운용의 효율성이 매우 중요해 졌고, 앞으로 재정공무원의 전문성 강화와 함께 외부 전문기관과 지자체의 협업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 발표를 맡은 신기현 전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전 세계 주요자치단체 기본소득 정책 추세와 성과를 평가하고, 그 방법에 대한 비교 분석을 실시했다.
신 교수는 “기본소득 실험이 지방재정 운용 측면에서 이미 세계적으로 뜨거운 감자”라면서“방식에 대해 상당한 논란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구조적 측면에서 기본 소득은 더 많은 돌봄 노동, 커뮤니티 작업 및 자원 절약 작업을 장려하는 새로운 소득 분배 시스템의 기반이 되기를 기대 한다”면서“기본 소득 실험을 통해서 기본소득이 수혜자와 일반 지역 사회의 태도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기본소득의 한 사례로 전국 최초로 전북도가 시행한 농민수당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농민수당은 전국 최로 사례로 기본소득의 한 예이지만, 받는 측에서 만족하지 못했고, 향후 수당 규모에 대한 자치단체와 수급자 측의 갈등이 있었다”면서“미국의 경우 수혜자와 비수혜자를 나누어 성과를 검토하고 있지만 한국의 경우 아직은 그러한 수준에 돌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후 자치단체의 기본소득정책 성과 평가에 대해서도 별도의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장에 참여하지 않은 토론자들이 화상회의를 통해 발언하고 있다.
김형수 단국대 교수는 “지자체장이 제대로 쓸 수 있는 재원이 얼마되지 않고, 사실상 중앙정부가 예산을 다 장악하고 있다”면서“중앙과 지방의 사무배분 구조에 상당한 제약이 있다”고 평가했다.
정창훈 인하대 교수는 “문재인 정부에서 잘한 것 중 하나가 중앙과 지방재정 분배라고 볼 수 있다”면서“지방정부가 제대로 된 근거와 지식을 바탕으로 지방재정을 합리적으로 구성·집행해야 할 필요성이 더 커졌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이어“그러나 지방재정 담당 공무원의 전문성이 부족한 것은 큰 문제”라면서“잦은 인사이동이 어쩔 수 없다면 전문기관과의 협업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명연 전북도의원은 “(저는)실제로 예산이 집행되는 것을 평가하는 입장에서 천문학적인 예산이 어떻게 빠져나가는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봤다”면서“전북이 재원이 풍족하지 않기 때문에 지방재원의 효율적 집행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영흔 재정성과연구원 전북분원장은 “지방자치단체의 맹점이 정치인인 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원의 포퓰리즘성 예산이 많다”며“이 부분에 대해 제대로 된 검토가 필요하다”고 비평했다.
김윤정 전북일보 기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정부나 자치단체가 직접적으로 재원을 지급하는 사례가 급증했다”면서“이 효과에 대해서 갑론을박이 많은 게 사실이다. 또 정치권에선 예산을 따온 것만 홍보하지 벌어온 재원을 잘 쓰는 방안에 대해선 언론이 제대로 조명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는 신기현 전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강인재 재정성과연구원장이 주최자이자 발제자로 참여했고, 안국찬 전북대 행정학과 교수가 토론의 사회자를 맡았다. 토론자로는 이명연 환경복지위원장과 이영흔 재정성과연구원 전북분원장이 현장에서 함께했고, 김형수 단국대 행정학과 교수와 정창훈 인하대 행정학과 교수, 전북일보 김윤정 기자는 비대면 화상을 통해 세미나에 참석했다.
https://www.jjan.kr/article/20220220580361